폐렴은 다양한 병원체(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의해 폐 조직, 특히 폐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과 달리, 폐렴은 기도 깊숙한 곳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심각한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폐렴의 증상이나 치료법만 알고, 실제로 감염이 폐에 어떤 병리학적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폐렴의 병태생리학, 즉 감염이 폐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폐렴의 병태생리학 – 감염이 폐에 미치는 영향
1. 폐렴의 병인: 병원체의 침입
폐렴은 대부분 비말 전파로 인해 감염됩니다. 세균성 폐렴에서는 *폐렴구균(스트렙토코커스 뉴모니에)*이 가장 흔하며, 바이러스성 폐렴은 인플루엔자, 코로나바이러스 등이 원인이 됩니다.
병원체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폐에 침입합니다:
- 호흡기를 통해 폐포에 도달
- 상부 기도의 방어 기전(섬모, 점액 등)을 우회 또는 무력화
- 면역 반응을 유도하여 염증을 유발
2. 병태생리학적 변화: 폐 조직의 염증과 손상
폐렴이 진행되면 폐 조직은 다음과 같은 병태생리학적 변화를 겪습니다:
✅ 폐포의 삼출반응
병원체가 폐포에 침입하면 면역세포(호중구, 대식세포 등)가 급속히 이동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폐포 내에는 삼출물(체액, 면역세포, 세균 찌꺼기 등)이 쌓이게 됩니다. 이 현상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 폐포 내 가스 교환 감소
- 산소 포화도 저하
- 호흡곤란 유발
✅ 혈관 투과성 증가
염증 반응은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혈장 성분이 폐포로 스며들게 합니다. 이로 인해 폐부종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며, 폐포 내 공기 공간이 삼출물로 대체되어 호흡 기능이 더욱 저하됩니다.
3. 면역 반응과 조직 손상의 딜레마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폐렴의 주된 방어 기전이지만, 과도한 면역 반응은 오히려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이 문제가 됩니다:
- 사이토카인 폭풍: 과도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는 폐 조직의 광범위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호중구의 과활성화: 호중구가 분비하는 효소와 활성산소는 병원체뿐 아니라 건강한 폐포세포도 손상시킵니다.
결국 폐렴은 감염 자체보다도, 이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이 더 큰 병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4. 폐렴의 단계별 병리 변화
폐렴은 일반적으로 4단계 병리학적 과정을 통해 진행됩니다:
- 울혈기(Congestion): 폐포 모세혈관의 울혈과 세균의 초기 침입
- 적색간변기(Red hepatization): 다량의 삼출물, 적혈구 및 면역세포 축적
- 회백간변기(Gray hepatization): 적혈구 감소, 대식세포 증가, 염증 완화 시작
- 해리기(Resolution): 삼출물 제거, 조직 재생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7~10일에 걸쳐 일어나며, 면역 상태나 치료 유무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5. 임상적 의미: 진단과 치료에 미치는 영향
폐렴의 병태생리학적 이해는 진단과 치료 전략에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 폐렴의 위치와 범위는 청진 소견, 영상검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 가스교환 저하는 산소포화도 및 혈액가스 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항생제 치료는 병원체뿐 아니라 염증 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면역 조절 치료와 병행되어야 효과적입니다.
폐렴, 단순한 감염 그 이상
폐렴은 단순히 병원균이 폐에 침입한 결과가 아니라, 복잡한 병태생리학적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과 그로 인한 조직 손상이 동시에 일어나며, 이는 치료와 회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특히 고위험군에서는 예방접종과 철저한 감염 관리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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